바닷물이 파란 것은 바다가 다른 색은 다 흡수하지만 파란색만은 거부하기 때문이라는 거 알아요? 노란 꽃도 마찬가지예요. 노란 꽃은 다른 모든 색은 다 받아들이지만 노란색만은 받아들이지 못해 노란 꽃이 된 거죠. 거부하는, 그것이 아이러니컬하게도 자신을 규정하는 거죠. 당신을 처음 보았을 때 알아볼 수 있었어요. 당신이 안간힘으로 거부하고 있는 당신의 상처를. 거부한 나머지 상처 그 자체가 되어버린 당신을. 슬프게도 우리는 저항하는 그것으로 규정되는 존재들이지. -전경린, <내 생애 꼭 하루뿐일 특별한 날>-